1. 판결의 표시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69675 판결
2. 판결요지
상대방으로부터 점유를 위법하게 침탈당한 점유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점유를 탈환하였을 경우(이른바 ‘점유의 상호침탈’), 상대방의 점유회수청구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점유자가 상대방의 점유침탈을 문제 삼아 점유회수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다시 자신의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점유회수청구를 인정하는 것이 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점유자의 점유탈환행위가 민법 제209조 제2항의 자력구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은 자신의 점유가 침탈당하였음을 이유로 점유자를 상대로 민법 제204조 제1항에 따른 점유의 회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판례해설
(1)사안의 배경
가. 피고 1은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대금 29억 5,0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2012. 10.경부터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나.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인은 2019. 5. 23. 18:30경 이 사건 건물 (호수 생략)에서 피고 1을 만나 유치권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중 피고 1의 얼굴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였다. 소외인은 2019. 5. 24. 23:40경 다시 피고 1을 찾아갔고, 이에 위협을 느낀 피고 1은 2019. 5. 25. 04:00경 이 사건 건물에서 퇴거하였다. 원고는 그때부터 이 사건 건물을 단독 점유하기 시작하였다.
다. 피고 1은 2019. 5. 29. 04:30경 약 30명의 용역직원들을 동원하여 이 사건 건물의 출입문을 개방하고 내부로 진입한 다음 같은 날 05:07경 이 사건 건물에 있던 원고의 직원들을 내보내고 경비용역업체를 통해 출입을 통제하는 등 다시 이 사건 건물을 점유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민법 제204조 2항에 따른 점유회수청구를 하였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민법 제204조 제1항에 따른 점유회수청구를 기각하였다. 즉, 피고 1이 2019. 5. 29.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를 취득한 것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원고의 사실적 지배를 빼앗은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점유의 침탈에 해당하지만, 그에 앞서 원고가 2019. 5. 25. 피고 1의 의사에 반하여 그를 배제한 채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단독으로 점유를 개시한 것 역시 피고 1에 대한 점유의 침탈에 해당하므로, 피고 1의 점유탈환행위가 민법 제209조 제2항에서 정한 자력구제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하더라도 먼저 점유를 침탈한 원고는 피고 1에 대하여 점유회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원고가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가. 관련 법리
상대방으로부터 점유를 위법하게 침탈당한 점유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점유를 탈환하였을 경우(이른바 ‘점유의 상호침탈’), 상대방의 점유회수청구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점유자가 상대방의 점유침탈을 문제 삼아 점유회수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다시 자신의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점유회수청구를 인정하는 것이 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점유자의 점유탈환행위가 민법 제209조 제2항의 자력구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은 자신의 점유가 침탈당하였음을 이유로 점유자를 상대로 민법 제204조 제1항에 따른 점유의 회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사안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점유의 상호침탈에서 점유회수청구권, 자력구제, 증명책임의 분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